[김연배 교수님 연구실] Complementarity of digital technologies and the paradox of integrating external knowledge: Evidence from Korean manufacturing
1. 연구배경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은 기업의 혁신 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연구들은 데이터 수집, 관리, 활용 기술을 통합적으로 구축할 때 혁신 성과가 극대화된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수준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빈번히 보고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역설에 주목하여, 데이터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디지털 기술의 상호보완적 활용이 제품혁신 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외부 지식 활용과는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 제조기업 4,000개를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수행하였다.
2. 핵심 아이디어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개별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관리-활용’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가치사슬 전반을 통합하는 과정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기술들의 상호보완성이 기업의 내부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외부 지식의 유입과 활용을 저해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효율성을 위해 정교하게 구축된 내부 디지털 시스템은 조직 내 데이터 흐름과 의사결정을 최적화하지만, 외부의 이질적이고 비정형적인 지식을 수용하는 과정에서는 높은 번역 비용과 적응 비용을 발생시킨다.
즉, 디지털 전환은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외부 지식에 대한 개방성을 약화시키는 양면적 특성을 지닌다. 본 연구는 이러한 현상을 ‘디지털 전환의 역설(DX Paradox)’로 설명한다.
3. 연구내용
본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한국기업혁신조사(Korean Innovation Survey, KIS) 2022 데이터를 활용하여 제조기업 4,000개를 분석하였다.
디지털 전환 역량은 데이터 가치사슬을 기준으로 세 개의 기능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 데이터 수집(Data Collection): IoT, 5G
- 데이터 관리(Data Management): Cloud Computing, Big Data
- 데이터 활용(Data Utiliz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업이 구축한 기능 영역의 수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 수준을 측정하고, 기술 간 상호보완성이 제품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또한 공동 연구개발(Joint R&D)을 외부 지식 흐름의 대표적 형태로 정의하여, 디지털 기술 통합 수준이 외부 지식과 혁신 간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검증하였다.
분석 과정에서는 잠재적 내생성 문제를 통제하기 위해 CMP(Conditional Mixed Process) 기반 도구변수 접근법을 활용하였다.
4. 주요 결과
분석 결과, 디지털 기술의 상호보완적 통합은 제품혁신 성과를 유의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이터 가치사슬 전 영역을 구축한 기업이 가장 높은 혁신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기술 통합의 효과는 초과 한계 이익을 나타내는 supermodularity가 아니라 submodularity를 나타냈다. 즉, 기술을 많이 통합할수록 혁신 성과는 증가하지만 실제 효과는 개별 기술 효과의 단순 합보다 작았다. 이는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 내 조정 비용과 기술적 복잡성이 혁신 성과를 일부 상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외부 공동연구를 통한 지식 유입은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디지털 기술 통합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 효과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교하게 구축된 내부 디지털 시스템이 외부 지식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내부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지식에 대한 개방성을 약화시키는 ‘내향적 혁신가(Introverted Innovator)’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하였다.
5. 학술적 기여
- 디지털 전환을 개별 기술의 도입이 아닌 데이터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상호보완적 역량 체계(complementary capability system)로 개념화하였다.
- 디지털 기술 간 상호보완성이 혁신 성과를 향상시키지만, 실제 효과는 개별 효과의 합보다 작은 submodularity를보인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
- 디지털 전환이 내부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지식 활용을 저해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의 역설(DX Paradox)을 제시하였다.
- 외부 지식 활용 저하 현상이 단순한 자원 부족이나 흡수역량 부족이 아니라, 디지털 시스템이 형성하는 구조적 경직성(structural rigidity)에서 비롯됨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6.정책·산업적 시사점
-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투자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를 함께 변화시키는 장기적 혁신 과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 AI와 같은 고도화된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데이터 수집 및 관리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적 접근이 중요하다.
- 기업은 내부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 지식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 체계를 병행해구축해야 한다.
-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생산성 저하와 조직적 마찰을 일시적인 전환 비용으로 인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 정책적으로는 디지털 기술 보급뿐 아니라 기업 간 협력, 공동 연구개발, 데이터 공유 생태계 조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이 지식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 2026년 6월 기준, 본 연구는 Asian Journal of Technology Innovation에 최종 게재 승인되었으며, 교정 과정에 있음을 밝힙니다 (DOI: 10.1080/19761597.2026.2693310).
관련 링크: https://doi.org/10.1080/19761597.2026.2693310
※ 연구실 뉴스/졸업생 동정
류하늬 박사님께서 AI 기후테크 기업인 에코브레인 이사로 재직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