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동 교수님 연구실] 기술주권 수준의 측정 프레임워크와 국제비교
<연구 결과 개요>
1. 기술주권의 수준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개념적 프레임워크 제안 2. 혁신역량, 생산역량, 공급망 독립성 수준에 대해 국가별/산업별 고유한 위치에 대한 실증적 증거 제시 |
1.연구배경
미-중 기술경쟁이 심화되고,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가중되면서 기술주권이 주요 정책적 관심사로 떠오름. 기술주권 논의에서 핵심이 된 반도체 관련 정책으로 미국의 「CHIPS and Science Act」, 유럽의 「European Chips Act」, 한국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 등이 있음. 주요국들은 기술주권 관련 정책들을 다수 발표하고 실제로 많은 국가재정이 투입되고 있지만, 기술주권 개념에 대한 합의와 전략 및 정책 수립을 위한 측정 프레임워크가 부재함. 본 연구는 기술주권의 개념을 여러 구성요소로 나누어 분석하고, 이를 국가 간 비교와 산업 간 분석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주권의 정량적 분석 프레임워크를 제시함과 동시에 이를 활용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국가적 맥락을 고려한 차별적인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함.
2. 연구내용 및 분석결과
기술주권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산업에서의 독립적 생산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역량을 가지고 있는지와 더불어 글로벌 공급망 상에서의 주권적 자율성을 지킬 수 있는지를 기반으로 파악할 수 있음. 즉, 기술주권은 혁신역량(IC; Innovation Capability), 생산역량(PC; Production Capability), 공급망 독립성(SI: Supply-Chain Independence)의 세 가지 핵심요소로 구성됨. 주요 정책 사례를 보면, 전통적 과학기술 혁신정책뿐 아니라 특정 산업의 생산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정책, 더 나아가 무역, 투자 및 경쟁과 관련된 통상정책도 함께 포함되며, 이는 각각 혁신역량, 생산역량, 공급망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볼 수 있음.
[표. 기술주권 구성요소와 관련 정책]
기술주권지수 도출에 사용된 데이터는 국제기관에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공개자료로 국제특허 및 수출입 무역 데이터를 사용함. 혁신역량은 해당 국가가 어떤 산업과 연관된 국제특허를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생산역량은 수출시장에 나갈 수 있을 정도의 품질을 가진 상품을 얼마나 많이 수출하고 있는지로 측정하고, 종합기술역량(Composite Capability)은 이 둘의 곱의 형태로 도출함. 공급망 독립성은 최대 수입 대상국으로부터 얼마나 덜 의존하고 있는지를 측정함. 산업 간 상대적 중요성을 나타내는 제품 복잡성 지표를 가중치로 활용하여 여러 산업을 집계함.
[그림. 기술주권의 국가별 순위 변화(’12→‘22)]
분석 결과, 국가별로 기술주권의 수준이 다르게 나타나며, 특히 기술주권을 결정하는 구성요인이 다름. 2022년 종합기술역량 순위는 미국(1위), 중국 (2위), 독일(3위), 일본(4위), 한국(6위) 이고, 공급망 독립성 순위는 독일(1위), 미국(8위), 중국(11위), 일본(28위), 한국 (33위)로 나타남.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분석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면, 한 국가 내에서 각 산업 별로 어떤 산업이 특히 취약한지를 기술역량과 공급망 독립성 측면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할 수 있고, 특정 산업을 대상으로도 국제비교가 가능함.
3. 기대효과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프레임워크는 국가적 관점에서 기술주권의 분야별 수준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차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술주권 정책을 입안할 때 적절한 대상을 선정하고, 적절한 정책 수단을 선택하는데 객관적 증거자료를 제시하는데 활용될 수 있음. 이를 통해 기술주권을 위한 전략적 인텔리전스로써 과학기술혁신정책, 산업정책, 통상정책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하여 증거기반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4. 논문 정보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음.
J.-D. Lee, S. Choi, K. Kim, and S. Si (2024), Empirical Measurement of Technology Sovereignty (IFS Working Paper). Institute for Future Strategy, Seoul National University.
<용어정리>
2. 제품 복잡성 지표(Product Complexity Index): 각 산업의 산출물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다양성 및 고유성(uniqueness)이나 정교성(sophistication)의 정도를 표현하기 위해 개발된 지표로써 산업분야 간 상대적 중요성을 표현하거나 국가간 산업경쟁력을 비교하는데 사용됨
3. 증거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y):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실증적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수립된 정책을 의미함. 정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며, 자원 배분의 최적화를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함.